지금 보고 바로 살 수 있는 패션 라이브 시대
‘돈을 쓰고 싶어도 사고 싶은 게 없다’ 이런 불평을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 하다. 이럴 경우, 자신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확률이 높다. 또는 구체적으로 소비하고 싶은 제품이 있어도 판매나 유통채널을 만나기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아쉬움은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제공자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과 디자인의 가치를 알아줄 소비자들 을 만나고 싶어하는 브랜드들도 지구 어딘가 존재한다. 자신의 인연이 마치 한국이나 아시아에 국한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어디든 경험하고 싶은 기분처럼 소비자와 생산자도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그 대표적인 예가 자라(ZARA) 브랜드로 들 수 있다.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의 이점을 잘 활용한 자라(ZARA)는 높은 소비자 니즈 적중률과 효율적인 유통 관리로 다양한 소비자들을 찾아 전 세계적인 성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파장은 특히 하이 패션 브랜드에 크게 미쳤다. 생산 주기와 유통 주기가 상대적으로 느린 하이 브랜드가 그들의 디자인 효용성을 지킬 유통기한이 SPA 브랜드로 인해 더 짧아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SPA 브랜드의 이 컴머스(E-Commerce) 도입으로 인해 더욱 국경 없는 유통망이 가속화되면서 고가 브랜드들의 포지션닝에 대한 어려움을 전문가들은 예견했다. 그 중 미국 브랜드 토미 힐피거의 몰락을 대표적으로 예견했다. 하지만 미국 포브스지는 모두의 예상을 빗나간 토미 힐피거의 선점을 발표했다. 그들의 선점의 이유로 ‘유통의 혁신’도입을 꼽았다. 바로 지난해 도입한 ‘시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 전략이다.
<토미 나우 홈페이지에서 실시한 시 나우 바이 나우 이미지 ;사진 출처_토미 웹사이트 >
‘트렌드가 발표된 지 언젠데 왜 이제 판매하나’ 하는 생각이 불과 얼마 전이다. 그 의문점에 대한 답을 이미 아는 소비자들도 많을 것이다. 특히 고가 브랜드일 수록 18개월이라는 생산 주기와 런웨이 이후 유통 과정때문에 글로벌 소비자들의 구매욕구 속도를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장기적인 경기불황은 고가 브랜드들이 혁신적인 유통 전략에 적극적인 태도를 지니게 하는데 한몫 했다. 그래서 작년 2016년 톰 포드와 버버리를 시작으로 다양한 고가 브랜드들이 ‘시 나우 바이 나우’ 전략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생산 주기를 12개월의 반으로 단축시키고 디자인과 제조의 유연한 소통으로 제품의 질을 향상시켜 소비자 충족률을 높이고 있다. 그걸 증명하는 것이 ‘토미 나우’에 대한 반응이다. 특히 ‘토미 나우’는 패션쇼가 온라인을 통해 발표되자마자 25억뷰를 달성해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그리고70개국에 신제품을 동시에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준비하여 넒은 소비층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자라가 디올 스니커즈 제품과 유사한 제품 출시한 비교;사진 출처_diamondsandspikes웹사이트 >
사실 ‘토미 나우’의 선점이 또 다른 의미를 시사하기도 한다. 바로 ‘카피캣’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비약적인 정보 공유 플랫폼 발전은 실시간으로 트렌드를 전달해 ‘카피캣’을 이루어질 수 있는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는데 부인할 수 없다. 무방비하게 이런 환경에 시달린 헤리티지(또는 명품) 브랜드들은 더이상 소비층을 잃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맞닥뜨렸다. 그들이 확보하고자 하는 새로운 온라인 주 소비층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가치 소비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에 새로운 판매 형태가 필요했다. 패션 프레젠테이션으로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가 판매와 유통 간격 때문에 그 이득을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게 돌리기 전에 ‘시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 전략으로 그 경쟁우위를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다. 또한 잠재적 소비층이 패션쇼라는 엔터에이먼트와 경험적 요소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게 인식하고 소비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 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에 대해 의견이 여전히 분분하지만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그 변화에 맞춰 소비 패턴도 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시장의 백화점들과 다양한 판매채널 브랜드들은 이러한 변화가 어떤 패션 시장환경 흐름에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