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원칙은 신축에도 그대로 적용한다. 바살은 강연 중 푸른 소나무 수십여그루가 자라 있는 한 사진을 발표 화면에 띄웠다. 30여년 전 라카통과 바살이 프랑스 보르도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 설계 의뢰를 받은 집터의 모습. 그들은 나무를 베어내는 대신, 집 안으로 관통하는 구조를 고안했다.

바살은 “사람들은 나무를 베고 모래사장을 없애고 그 위에 집을 짓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건설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숲을 건축 요소로 가져와, 아주 정밀하게 기초공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집 바닥이 나무뿌리를 피할 수 있을지, 바다에 비치는 빛이 어떻게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 집안 곳곳에 나무들이 관통하는 구조로 건축했다.

라카통과 바살은 40여년간 활동해온 거장임에도 불구, 여전히 치열하게 건축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건축과 도시는 갈수록 복잡하지만, 단순한 답을 내놔야 한다. 정밀성과 관대함, 친절함도 필요하면서도 시적(詩的)이어야 한다”며 “또 기후친화적이고, 경제성을 갖춰야 한다. 그러면서도 건축은 변화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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