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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소유할 수 있는 럭셔리...그것이 ‘아미’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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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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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사역 뒤쪽, 도산대로와 이어지는 660m 길이의 가로수길.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내부 건축적 요소가 그대로 드러나는 통유리 디자인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회색조의 외벽에는 알파벳 A 위에 하트가 그려진 빨간색 로고가 전면에 장식돼 있다.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어디선가 반드시 봤을 법한 이 로고, 바로 ‘아미(Ami)’다.

 

아미가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최대 규모(약 130평)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연 매장이다. 아미는 파리, 뉴욕, 도쿄, 런던, 베이징 등 20여개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그런데 각 도시에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마다 디자인 콘셉트가 다르다. 아미가 추구하는 브랜드 방향성과 아미가 해석한 그 도시만의 개성이 오롯이 담기면서 매장 디자인에 차별화를 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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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에 문을 연 아미 플래그십 스토어는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럭셔리’에 대해 말하고 있는 듯했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연결된 나선형 계단, 디스코 볼을 연상케 하는 거울, 나무 바닥의 투톤 패널과 화려한 기하학 패턴, 그린 컬러의 패브릭 커튼, 외부에서 내부가 훤히 보이는 통유리까지. 개성이 넘치는 재료를 사용해 멋지지만 결코 과하지 않은, 기존 명품 브랜드와는 결이 다른 아미만의 새로운 문법이 드러났다.

 

아미를 국내 전개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전보라 10 꼬르소 꼬모 팀장은 헤럴드경제와 만나 “명품 브랜드는 희소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프라이빗한 공간을 강조한다. ‘매장에 들어와서 보라’는 메시지가 투영된 것”이라며 “그런데 아미는 이와 정반대로 다양성이 드러나는 곳으로 매장을 디자인 했다. 명품 브랜드이면서도 소수를 위한 소비를 지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 기존의 럭셔리 문법을 깬 브랜드로 아미가 조명받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대표적으로 눈에 띄는 요소가 나선형 계단과 통유리창이다. 맨 꼭대기 층부터 지하까지 통하는 나선형 계단은 매장을 하나로 연결했다. 이 계단이 매장의 중앙을 반드시 통과하도록 설치되기 위해 인테리어 공사가 두 달여간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나선형 계단이 감싸는 원통형의 기둥에는 거울이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돼 부착돼 있었다. 거울에 맺힌 상으로 인해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안, 아미가 구현한 공간과 그 공간에 있는 나 자신(개인)이 특히 도드라져 보인 이유다. 이 모든 내부 매장은 시원하게 나 있는 통유리창 너머로 가로수길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반사됐다. 플래그십 스토어 내 모든 요소가 관계를 맺으면서 서로 다른 층과 층을, 건물 안과 밖을 묶어낸 것이다. 전 팀장은 “매장 인테리어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라는 큰 원칙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플래그십 스토어 내 모든 공간과 요소는 2011년 아미를 만든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인 알렉산드로 마티우시(42)가 디자인 했다. 아미의 한국 사랑이 남다른 만큼,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대리석 등 특히 퀄리티가 높은 고급 부자재가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전 팀장은 “이미 2019년부터 아미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논의가 시작됐었다”라며 “코로나19로 2년여간 관련 논의가 순연됐지만, 올해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연 만큼 국내외 고객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렌치 시크’ 감성 아미, 브랜드 이미지 집약체

 

4개 층으로 구성된 아미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정제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올해 가을·겨울(F/W) 시즌 컬렉션 상품은 물론, 브랜드 상징인 하트 로고 컬렉션, 남성·여성·액세서리 등이 진열됐다.

 

우선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남성 컬렉션의 ‘레디 투 웨어(Ready to Wear)’와 액세서리로 구성됐다. 신규 출시된 아미 가방도 이곳에 비치됐다. 2층은 아미의 여성 컬렉션이 자리 잡았다. 바디 컨셔스 실루엣이 돋보이는 드레스, 세련된 블레이저, 풍성한 볼륨감이 특징인 재킷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구성됐다.

 

아미는 브랜드 상징인 하트 로고 컬렉션으로 3층을 수놓았다.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오버사이즈 하트 컬렉션을 비롯해 로고가 은은하게 드러나는 톤온톤 하트, 클래식한 사이즈의 하트 컬렉션도 진열됐다. 활용도가 높은 클래식한 반팔 티셔츠는 물론 코튼 셔츠, 니트 카디건, 크루넥·터틀넥 니트도 비치됐다. 아미 하트가 새롭게 업데이트된 아미 파리 프랑스 로고도 새롭게 내놨다.

 

전 팀장은 “아미가 시장에서 하트 로고 컬렉션으로 큰 인기를 얻다 보니 어떤 분들은 아미라는 브랜드를 하트 로고 상품으로만 한정적으로 인식하기도 한다”라며 “하지만 아미는 올해 파리패션위크에 이어 서울패션위크에서도 런웨이를 진행하는 규모가 큰 브랜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프렌치 시크’ 감성을 제안하는 아미만의 브랜드 철학과 이미지를 다양한 컬렉션을 통해 보여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명품 시대 연 아미, 기존 문법을 깨다

 

아미는 신명품 시장과 함께 탄생해 최근 수 년 사이에 급성장한 프랑스 브랜드다. 디올 옴므, 지방시, 마크 제이콥스를 거친 마티우시 CD는 자신이 만드는 옷이 평범한 남성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했고 마침내 아미를 만들었다. 친구와 함께하는 일상처럼 따뜻하고 친근한 브랜드를 만드는 게 그의 목표였다. 그는 깔끔한 핏과 우수한 퀄리티의 소재로 다양한 옷과 매칭이 쉽고, 일상뿐 아니라 특별한 날에도 세련된 스타일링이 가능한 옷을 제작했다. 런웨이를 할 정도로 디자인이 탁월한데 가격은 합리적이라는 평이 그를 따랐다.

 

아미는 프랑스어로 ‘친구’를 의미하는데, 실제로 마티우시 CD 브랜드 운영에 있어 ‘관계’를 중요시한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사람들 기억에 남는 것은 옷이 아니라, 브랜드를 둘러싼 경험과 가치라는 판단에서다. 아미의 파트너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제안한 ‘로고 플레이’ 디자인을 받아들이는 그의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2017년, 그 유명한 하트 로고 컬렉션이 나왔다. 전 팀장은 “마티우시 CD는 비즈니스 부문에 있어서 굉장히 오픈 마인드”라며 “아미와는 유독 ‘이야기가 참 잘 된다’는 포인트가 셀 수도 없이 많다. 파트너사의 의견을 이렇게나 충분히 들어주는 아미 같은 브랜드는 정말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첫 아미 매장이 서울에 열릴 만큼 마티우시 CD의 한국 사랑은 특별하다. 아미는 지난 매 시즌마다 한국 단독 아이템을 만들어 선보였다. 1년간 국내 공급되는 아미 아이템의 10%는 한국 단독 상품이다. 전 팀장은 “브랜드가 한국 시장만을 위해서 상품을 따로 기획하는 일은 거의 없다”라며 “그런데 지금까지 아미는 한국 온라인 단독, 한국 플래그십 스토어 단독 라인까지 나눠 아이템을 각각 만들어왔다”라고 말했다. 오는 12월 초에 공개되는 아미와 타투이스트 노보 컬래버레이션도 아미 본사가 직접 한국 아티스트를 찾아서 협업해 플래그십 스토어 단독 아이템으로 내놓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전 팀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1년간 사용하는 아미 마케팅 비용의 최소 10배를 아미 본사가 추가적으로 지불해 마케팅에 투자할 정도”라며 “그만큼 아미에게 한국은 매우 소중하고 중요한 시장”이라고 했다. 한편 아미는 로고가 자주 노출되면 브랜드가 식상해질 것이라는 판단, 공식 채널에는 로고가 박히지 않은 컬렉션 제품을 주로 소개하고 있다. 아미의 브랜드 앰배서더로 프랑스 국민 배우인 까뜨린느 드뇌브(Catherine Deneuve)와 이자벨 아자니(Isabelle Yasmine Adjani)를 기용했다는 점도 연장선상의 이야기다. 두 배우는 60·70대다. 전 팀장은 “아미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진정성 있게 전하기 위해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아는 브랜드”라고 덧붙였다.

 

이정아 기자 /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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