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은 우주에 있던 별의 원자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렇듯 살아있다는 건 특별한 일입니다. 눈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실존하고 있는 걸 잊지 마세요. 기억해주세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예술가’로 불리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댄 굿즈(사진)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의 우주항공 세션에서 ‘내부의 공간에서 외부의 공간으로’라는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댄은 대중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돕는 효율적인 과학 소통을 위한 디자인 방법에 대해 설명해나갔다.
댄 굿즈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나사의 제트 추진 연구소에서 ‘더 스튜디오(The studio)’ 팀을 이끌고 있다. 그의 팀은 나사의 연구 성과나 활동 등을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해서 설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직 내 공학자와 과학자 간 커뮤니케이션도 담당한다. 쉽게 말해 대중이 보지 못 하는 것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안내자다.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2006년에는 나사의 공공서비스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댄은 본인과 팀이 주로 하는 디자인을 ‘번역’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팀은 나사에서 수행하는 과제들을 예술로 표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쪽에서 전하고 싶은 내용을 대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하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 프로젝트인 ‘하이 주노(HI JUNO)’를 통해 과학과 대중 사이의 모범적인 소통 사례를 제시했다. 첨단 과학의 총체인 목성 탐사선과 아마추어 무선통신가들의 ‘교감’에 대한 프로젝트다.
2013년 목성 탐사선 ‘주노호’는 발사 후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으려 지구 궤도로 잠시 돌아왔다. 이때 전 세계의 아마추어 무선통신가들이 주노호에 모스부호로 인사말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댄은 일반적으로 보기는커녕 존재를 느낄 수도 없는 우주비행선의 존재를 일반 대중도 느낄 수 있게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댄은 하이 주노 프로젝트에 대해 “관제센터와만 소통하는 우주선과 대중이 직접 소통하게 해 존재를 느낄 수 있도록 한 프로젝트”라며 “우리는 이런 특별한 순간을 만드는, 흥미롭고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댄이 생각하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란 스토리에 가깝다. 그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기 위해서는 사실과 숫자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며 “스토리를 활용해 ‘심금’을 울려야 한다. 대중의 감성에 닿아야 과학은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기 기자 / 20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