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간판의 우아美, 깊은 맛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서울 문래동 창작촌에는 마치 쇠, 철이 달궈지고 두들겨져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것 처럼 자기 자신과 꿈을 끊임없이 담금질하는 사람들이 산다.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글 상표 공방(工房)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곳을 ‘담금길’로 표현해 보았다.
한 책방주인은 차와 독서가 어우러진 동네 교양쉼터의 이름을 뭘로 할지 고민이 많았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새로이 발견한 한글상표 공방 사람들은 ‘한쪽 한잔’이라는 간판을 제안했다.
찻집 주인 역시 한글공방에서 소중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존의 영어 간판을 접고, ‘우리듯’으로 개명할 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차를 우린다’는 의미와 너와 나를 뜻하는 ‘우리’가 모두 들어 있다. 여유롭게 차를 내려 마시며 우리 다워지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상반기 수강생 모집은 오는 25일까지 이뤄지며, 한글과 디자인에 관심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서류 심사를 통해 30명 내외의 수강생이 선발되며 교육을 수료한 수강생에게는 국립한글박물관장 명의의 수료증이 발급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www.hange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교육은 한글, 상표, 디자인에 대한 전문 교육을 연계하여 받을 수 있고 이론과 실기를 두루 배워 실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큰 호응을 받았다. 또한 수강생들은 전문가의 지도를 무료로 받을 수 있고 관련 산업체 견학을 통해 실무 현장을 엿볼 수 있다는 점 등을 본 교육의 큰 장점으로 꼽았다. 올해는 상반기(4~6월)와 하반기(10~12월) 총 두 차례의 교육을 운영할 예정이다.
작년에 수강했던 한 대학원생(국문학 전공)은 “상표 개발 전문가(네이미스트), 글꼴 전문가의 경험과 더불어 관련 이론과 전략을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한글 상표를 만들며 전시까지 해볼 수 있어서 뜻 깊은 체험이었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