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라이팅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사용자가 길을 잃지 않고 원하는 바를 완수할 수 있도록 쾌적한 사용자 경험을 ‘글’로 설계하는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박광훈 신한카드 DX챕터 운영 P파트장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22에 참석, UX라이팅이 포럼의 주제인 ‘공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박 파트장과 박증우 와이어링크 이사, 박태준 포그리트(4GRIT) 대표는 이날 포럼 라운드 테이블 1세션에서 ‘사용자경험 공간을 풍부하게 만드는 UX라이팅’이란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박 파트장은 “집을 지을 때 건축주가 창문이 큰 집을 원한다면, 어떤 방의 창문인지, 집의 구조, 채광과 바람, 라이프스타일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창문의 크기와 디자인을 설계하듯 UX라이팅도 상황과 맥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화면과 문구가 나오는 전후상황, 사용자의 상태, 시공간적인 배경이 같이 고려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전략부터 보이스 앤 톤, 화면에 적용하는 가이드까지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체계적으로 설계되어야 좋은 UX라이팅이 나오고 쾌적한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UX라이팅의 정수는 ‘쉽게 쓰기’다. 예컨대 ‘탑재’→‘있는’, ‘수령’→‘받음’ 등으로 치환하는 것.
다만, 금융은 돈을 다루는 예민한 영역이라 한자어나 외래어를 무조건 바꿔선 안 된다고 박 파트장은 제언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표현은 그대로 사용하는게 더 이해가 쉽고, 업계에 오랫동안 통용된 ‘자곤(Jargon·금융 등 전문 분야에서 통용되는 전문용어)’을 바꾸는 데도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UX라이팅이 ‘빅 픽처(Big picture)’를 제시하는 마케팅 영역의 카피라이팅보다 더 정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이미지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유도하고 상호작용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고심 끝에 UX라이팅을 내놓았다 해도 끝이 아니다. 사용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시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박 대표는 “사용자 제스처 관련 데이터를 살펴봄으로써 선호도가 있는지, 인지도, 가독성 등이 개선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 에이전시 또는 기업의 인하우스팀에서 핵심 고객 또는 잠재 고객 대상으로 UX라이팅에 대한 반응을 시험할 땐 ‘A/B 테스팅(실사용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시험하는 방법)’이 사용된다”며 “일부 사용자에게 사전 테스트를 해서 위험은 줄이고 선호도는 즉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무작정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경 기자 /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