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작가들이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간다. K팝, K드라마 등의 인기로 K-컬처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3년 만에 찾아온 세계 최고의 ‘미술 올림픽’이 K-아트를 알릴 무대로 다가왔다.
제59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이 오는 4월 23일부터 11월 27일까지 베네치아 자르디니공원과 아르세날레 일대에서 열린다. 베네치아비엔날레는 홀수 해에 미술전, 짝수 해에 건축전을 열어왔으나, 지난해 코로나19로 건축전이 연기되면서 미술전은 올해 3년 만에 열리게 됐다. 총감독은 세실리아 알레마니 뉴욕 하이라인 파크 예술총괄 큐레이터가 맡았다.
비엔날레는 한국의 작가들이 국제 무대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자리다. 그레이엄 보처 미국 버밍엄 미술관장은 “한국 미술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노출을 늘려야 한다”며 “특히 한국 작가들이 아트페어나 비엔날레와 같은 국제 전시에 참여하는 것은 우수한 K-아트를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에는 총 213명이 본전시에 참여한다. 한국에선 정금형(42)과 이미래(34) 작가가 초대됐다. 비엔날레의 본전시는 신체의 변형, 개인과 기술의 관계, 신체와 지구의 연결 등 세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정금형은 연극과 무용을 전공, 자신의 몸을 매개체로 직접 수집한 다양한 인체 모형, 각종 기구와 도구 등을 통해 퍼포먼스와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와 코리아나미술관 기획전, 2015년 뉴뮤지엄 트리엔날레 등에 참가했고 2016년에는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수상했다. 이미래는 네덜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 살아있는 육체를 비유하는 ‘개념적 조각’과 설치 작업을 다룬다.
비엔날레의 국가관 전시 중 한국관은 이영철 계원예대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고 김윤철 작가가 참여한다. ‘캄파넬라:부풀은 태양’이라는 주제의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비엔날레 기간 동안 베네치아에선 한국의 거장들이 본격적으로 K-아트를 알린다. 비엔날레와 연계해 박서보 하종현 이건용 전광영 등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무대가 열린다.
한국 단색화의 양대 거장인 박서보는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서 4월 23일부터 11월 27일까지, 하종현은 4월 21일부터 8월 24일까지 팔라제토 티토에서 베비라콰 라 마사 재단 주최로 회고전을 연다. ‘한국 실험미술 선구자’로 꼽히는 이건용은 4월 20일부터 7월 3일까지 팔라초 카보토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 전시는 갤러리현대가 이승택, 이강소에 이어 베네치아비엔날레 기간 동안 한국 현대미술 거장을 소개하는 자리다. 한지 작가 전광영은 팔라초 콘타리니 폴리냑에서 4월 21일부터 11월 27일까지 벨기에 보고시안재단 등의 주최로 개인전을 연다.
고승희 기자 /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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